2022.7.20 - 2022.8.27

NTL Gallery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2길 30 MSK Shop (12:00-20:00,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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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의 표면, 딸기의 이면

우리가 편하게 즐기는 거의 모든 물건에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깊고 복잡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는 아름다움도 있습니다. 그것이 이 전시를 통해 보여드리고자 하는 주제입니다. 그를 보여드리기 위해 식빵과 딸기의 하루를 따라갔습니다.

매일 새벽 제빵사들은 반죽을 만들고 발효를 시킨 후 틀에 담아 오븐에 넣습니다. 오븐 속 식빵이 다 익을 때쯤 도시의 사람들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빵의 반죽이 만들어지는 순간, 갓 만들어진 빵을 썰어 단면이 생기는 순간, 그 순간의 표면을 사진에 담으면 이런 광경이 만들어집니다.

딸기가 자라는 비닐하우스에서는 꿀벌과 사람이 함께 식물을 키웁니다. 그 생명의 기운을 사람들이 다듬고 선별하면 도시인의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는 딸기가 됩니다. 농업에서 상업으로 변하는 순간에도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 순간의 일부가 지금 보시는 사진들입니다.

지금은 내가 원하는 즉시 내 눈 앞에 물건이 오는 게 당연한 시대입니다. 클릭 몇 번이면 온갖 물건이 다음 날 새벽에 오거나 전 세계에서 48시간 안에 도착합니다. 물건을 구하기 쉬워서인지 우리는 종종 잊습니다. 뭔가가 만들어져서 내게 오는 일 자체가 얼마나 놀랍고 복잡한 일인지 말입니다. 사진가 표기식이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순간의 아름다움을 담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거대한 복잡성 앞에서 질리거나 지칠 때도 있습니다. 반면 그만큼 세상에 즐기고 놀라워할 아름다움이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전시와 사진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복잡함과 그 모든 순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전시는 요기요의 뉴스레터 '요기레터' 콘텐츠의 일부입니다.